On Glass and Stone | 유리와 돌 위에
손민석
12. 13, 2025 — 1. 10, 2026
어느 날 카페에 앉아 무심히 방금 시킨 커피를 바라보았다. 하얀 컵 위에 담긴 고동색의 커피와 그 아래에 펼쳐진 갈색의 테이블, 그리고 그 뒤에는 다른 사람들과 빈 테이블 카페의 벽이 보였다. 나는 컵과 커피 테이블 그리고 카페 안에 있는 어떤 것들을 보았다. 그리고 다시 앞에 놓인 것을 바라보았다. 둥그런 모양의 하얀색엔 고동색이 담겨 있고 그 아래엔 진한 갈색의 무늬가 있는 갈색이 있다. 이번엔 컵과 커피와 테이블과 카페안에 어떤 것이 아닌, 어떤 조형들과 그것의 색들이 보였다. 그리고 더 무심하게 그것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하얀 색의 둥근 것은 마냥 하얗지 않다. 그것을 받치는 갈색의 색을 조금 나눠 갖은 색이다. 아래쪽은 아이보리의 색 위쪽은 조명을 받아 약간 노란색을 띈다. 그리고 그것에 담긴 고동색 또한 마냥 고동색이 아니다. 하얀 곳과 가까워질수록 조금 밝아지고 마찬가지로 조명을 받아 약간 노래진다.
이런 교류가 점점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교류에 집중할수록, 컵과 커피와 테이블이라는 객체를 정의하는 단어가 찢어지고 그 틈에서 서로의 색채가 흐르기 시작한다. 마침내 단단히 멈춰 있던 사물들은 하나의 현상처럼 내 눈앞에서 서로 뒤섞이고 흐르고 튀기며 움직인다.
-손민석
손민석은 회화를 통해 일상 속 장면을 현상으로 포착하며, 사물·인물·공간 사이에서 발생하는 색채와 형태의 흐름을 탐구한다. 인공물과 자연, 대상과 주변의 경계를 넘나들며 고정된 형상 너머의 감각과 풍경을 그려낸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돌과 유리위에 (on glass and stone)》(유미감각, 서울, 2025), 《얼굴 바깥의 얼굴》(벌관, 서울, 2024), 《완벽한 초대를 위한 시, 공간소품, 바닥의 하늘》(갤러리피플, 경기, 2024), 《스칠 라이프》(무음산방, 서울, 2023)가 있으며, 《나는 웃으며 잠에서 깼다》(예술의시간,서울, 2025), 《Momentary Momentum》(Prompt Project, 서울, 2024) 등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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